복잡한 수동 조립공정, AI 머신비전으로 작업 오류 줄인다
제품 종류가 많고 생산 수량이 적은 조립공정에서는 모든 작업을 자동화하기 어렵다. 제품마다 조립해야 할 부품과 작업 순서가 달라 작업자의 판단과 숙련도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 다. 이처럼 작업자가 중심이 되는 생산환경에서도 머신비전은 자동화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작업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 단계마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중요 조립 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스위스 라이나흐(Reinach)에 위치한 Endress+Hauser Flow(엔 드레스하우저 플로우)는 이러한 접근법을 수동 조립공정에 적용 했다. 작업대 상부에 설치된 카메라와 머신비전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작업자의 조립 과정을 지원하고, 각 공정 단계가 올바르게 수행됐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시스템은 회사의 웹 기반 제조실행시스템(MES)과 연계돼 작업 지시부터 검사 결과 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 Endress+Hauser의 수동 조립 작업대. 상부 카메라가 작업물을 촬영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작업자와 머신비전의 결합
Endress+Hauser의 조립공정은 제품 변형이 많고 생산 배치가 작은 것이 특징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형화된 대량생산 라인과 달리 완전자동화를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기존에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두 명의 작업자가 교차 확인하거나 추가 검사를 실시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Endress+Hauser는 생산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조립 과정에서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머신비전을 이용한 디지털 작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
핵심은 검사를 생산공정 마지막에 집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조립이 진행되는 과정 안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조립 중 잘못된 상태를 발견하면 바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오류가 이후 공정으로 넘어 가거나 최종 검사 단계에서 뒤늦게 발견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작업자가 작업물을 스캔해 제품별 조립 정보를 불러오는 모습.
MES가 작업을 지시하고 머신비전이 조립 상태 확인
머신비전 시스템은 Endress+Hauser의 웹 기반 MES와 통합돼 작동한다. 먼저 MES는 현재 제품이 올바른 공정 단계에 있는지 확인한다. 해당 작업대가 그 공정을 수행하기에 적합한지, 로그인한 작업자 에게 작업 권한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한다. 조건이 충족되면 화면을 통해 이미지와 텍스트 형태로 작업 방법을 표시한다.
이와 동시에 MVTec의 머신비전 소프트웨어 MERLIC이 백그라운 드에서 해당 제품에 필요한 레시피 데이터와 파라미터를 불러온 다. 이후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필요한 조립 작업이 제대로 수행됐 는지를 확인하고, 완료된 작업 단계는 다시 MES로 전달한다. MES 와 머신비전이 각각 작업 관리와 시각적 검증을 담당하는 구조다.
바코드에서 제품별 조립 정보 불러와
작업대는 높이 조절이 가능한 테이블을 기반으로 구성되며, 상부 레일에는 작업물을 내려다보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검사 대상은 주로 조립이 거의 완료된 유량계다. 작업자가 먼저 부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읽으면 해당 제품에 필요한 조립 정보가 호출된다. 화면에는 제품을 어떤 순서로 조립해야 하는지, 어떤 부분에 주의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메시지와 이미지가 나타난다.
각 코드에는 현재 부품을 단계별로 어떻게 조립해야 하는지에 관한 정보가 연결돼 있다. 생산 배치가 1개인 제품에서도 각각의 제품 정보에 맞춰 작업 순서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생산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머신비전은 작업자의 조립 과정도 동시에 확인한다. 대표적으로 시스템은 씰(seal)이 정상적으로 장착됐는지 영상으로 검사한다. 중요한 공정 단계가 제대로 완료된 것이 확인되면 결과가 MES로 전송되고 해당 제품은 다음 공정으로 진행할 수 있다.

▲ MERLIC이 조립 과정에서 씰 장착 여부를 자동으로 확인한다.
산업용 PC·액체렌즈 카메라·거리 센서로 시스템 구성
작업대의 머신비전 시스템은 비교적 간결하게 구성됐다. 주요 하드웨어는 산업용 PC, 레이저 거리 센서, 가변 초점을 지원하는 액체렌즈 카메라(liquid-lens camera)이며, 제품의 코드를 읽기 위한 바코드 스캐너도 사용된다.
카메라가 영상을 획득하면 MERLIC이 이를 처리하고 분석한다. 카메라와 머신비전 소프트웨어는 작업자가 별도로 조작하지 않아도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한다. 시스템이 올바른 작업 수행 여부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확인하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다음 작업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영상처리뿐 아니라 AI 기반 머신비전 기술도 적용됐다. Endress+Hauser가 사용하는 주요 기술은 시맨틱 세그멘테이션(Semantic Segmentation)과 객체 검출(Object Detection)이다.
시맨틱 세그멘테이션은 영상의 각 픽셀을 분류해 오류가 존재하는 영역을 픽셀 수준으로 특정한다. 객체 검출은 영상에서 대상 객체의 위치를 찾아 바운딩 박스 형태로 표시하고 객체 클래스를 식별한다. 두 기술을 이용해 조립 과정에서 필요한 부품이나 상태를 인식하고, 작업 단계가 제대로 수행됐는지를 확인한다.
공정 중 검사에서 코드 자동 인식까지 확대
Endress+Hauser는 현재 적용 중인 머신비전 시스템의 기능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머신비전 소프트웨어가 부품에 있는 코드를 바코드 리딩 및 OCR(광학문자인식) 기술로 직접 읽고, 해당 코드에 연결된 디지털 정보를 자동으로 호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 방식이 적용되면 작업자가 별도의 스캐너를 이용해 코드를 읽는 대신 작업물을 카메라 아래에 놓는 것만으로 제품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이후 같은 카메라를 이용해 작업 진행 과정까지 검사할 수 있어 제품 식별과 공정 검사를 하나의 비전 시스템에서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Endress+Hauser는 2025년 3월부터 해당 머신비전 소프트웨어를 실제 생산환경에서 사용해왔다. 본사에서 개발과 테스트, 검증을 진행한 뒤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인했으며, 2025년 가을부터 다른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시스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례는 머신비전의 역할이 완전자동화 설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제품 변형이 많고 작업자의 개입이 필수적인 조립공정에서는 작업 지시와 머신비전 검사, MES를 연결해 작업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자동화 하기 어려운 수작업 영역에 비전을 적용하고, 공정이 진행되는 시점에서 조립 상태를 확인한다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다.
자료제공: MVTec (www.mvtec.com)


